약물치료
기면병은 현대 의학으로 아직 완치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꾸준한 치료를 통해 증상들을 조절 및 개선하여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카페인 등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한 약물은 기면병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기면병 치료약물은 증상에 따라 다르게 선택합니다.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대표 증상인 주간과다졸림과 탈력발작에 대한 약물치료로 나뉘어 처방됩니다. 즉, 주간과다졸림을 줄여주는 각성제와 탈력발작을 예방하는 약물들로 구분됩니다.
(1) 주간과다졸림의 치료
- 1) 모다피닐(Modafinil), 아모다피닐(Armodafinil)
- 우리나라에서 기면병 치료에 허가를 받고 보험적용이 가능한 약물은 현재 모다피닐과 아모다피닐이 있습니다. 작용기전이 복잡해서 아직 어떤 기전으로 주간과다졸림을 줄이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로 도파민, 가바(GABA), 글루타메이트와 같은 각성과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을 통해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다피닐과 아모다피닐은 매우 선택적으로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하여 각성작용을 증진시키나 근긴장을 조절하는 아드레날린 효과는 없어 탈력발작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반감기는 10-15시간으로 아침에 한번 혹은 아침, 점심 두 번 복용하며, 모다피닐은 하루 200-400mg (1-2알), 아모다피닐은 모다피닐 보다 반감기가 길어 하루 한번 150-250mg 용량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흔한 부작용은 두통, 비인두염, 불면증, 오심 등이 있습니다
- 2) 메틸페니데니트(Methylphenidate)
- 이전부터 기면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약효 지속시간이 긴 여러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모다피닐 등의 일차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불충분한 경우 이차적으로 선택하여 일차약제의 보조치료 혹은 대체사용을 권장합니다. 작용기전은 도파민 분비를 항진시켜 각성을 유발하므로 빈맥, 고혈압, 발한, 심계항진, 체중감소, 식용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 복용 시 내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감기가 2-7시간으로 짧아 복용 후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하루 10-60mg 용량을 2-5회 정도 나누어 복용할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 처방 시 약물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세심한 약물 조절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3) 피톨리산트(Pitolisant)
- 피톨리산트는 기존의 기면병 약물과 달리 선택적으로 히스타민 H3 수용체에 결합하여 길항작용을 일으키는 새로운 기면병 치료제 입니다. 히스타민은 각성을 증진시키고 수면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피톨리산트는 히스타민의 합성과 분비를 촉진 시킵니다
피톨리산트는 주간과다졸림 뿐 아니라 탈력발작을 75% 감소시키고 환각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보인 연구결과도 있어 주간과다졸림과 탈력발작 모두에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반감기는 20시간으로 매우 길기 때문에 하루 한번 아침에 복용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작용은 두통, 성급함, 불안이 보고되는데 전반적으로 심하지 않아 복용하기 용이하고 약물남용 위험성이 적습니다.
- 4) 솔리암페톨(Soliamfetol)
- 솔리암페톨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를 증가시켜 각성을 항진시킵니다. 폐쇄수면무호흡의 주간과다졸림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나 탈력발작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하루 한번 복용하나 현재 국내에서는 시판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부전환자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흔한 부작용은 두통, 구역, 비인두염, 불면, 구강건조, 불안, 식욕저하 등이 있습니다.
- 5) 소디움 옥시베이트(Sodium oxybate)
- 주간과다졸림 외에 탈력발작, 야간수면장애의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나 아직 국내에 승인되거나 출시되지 않아서 처방할 수 없는 약제 입니다. 가바 수용체의 효현제로 정확한 기면병 증상을 호전시키는 기전을 알려지지 않았지만 객관적인 지표의 향상이 증명된 약제로 특히 모다피닐과 함께 사용시 상승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2) 탈력발작(Cataplexy)의 치료
탈력발작은 렘수면과 관련이 깊은데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렘수면의 생성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계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이용하여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항우울제를 탈력발작 치료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소디움 옥시베이트가 탈력발작 치료에 승인 받았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항우울제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 1) 선택적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s)
- 탈력발작에 효과적이며 다른 항우울제에 비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기면병 치료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벤라팍신(venlafaxine)이 대표적이며 대부분 복용 후 수일 내에 우울증 치료보다 낮은 용량에서부터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 외 둘록세틴(duloxetine)이나 밀나시프란(milnacipran)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 2)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
- 탈력발작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에 대한 작용이 적기 때문에 탈력발작 치료 효과는 삼환계 항우울제나 선택적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에 비해 떨어집니다. 플루옥세틴(fluoxetine)은 매우 긴 반감기가 특징으로 일반적으로 하루 20~60 mg 복용이 가능합니다.
- 3) 삼환계 항우울제
-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이 대표적이며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과 더불어 도파민의 재흡수까지 차단하기 때문에 다른 약물에 비해 부작용이 많고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흔히 일어나서 사용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표.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기면병 약물)>
종류 |
약제(성분명) |
종류 |
부작용 |
모다피닐, 아모다피닐 |
Modafinil |
100-400mg/일 |
두통, 오심, 초조 |
Armodafinil |
150-250mg/일 |
피톨리산트 |
Pitolisant |
18-36mg/일 |
두통. 오심. 불안, 초조 |
항우울제 |
Venlafaxine
Fluoxetine
Clomipramine
Citalopram |
37.5 -225mg/일
20-60mg/일
10-200mg/일 |
오심, 졸음, 구갈, 변비
불면, 두통, 어지러움 |
각성제 |
Methylphenidate |
10-60mg/일 |
빈맥, 고혈압, 심계항진, 야간수면장애 |
(3) 약물치료의 원칙과 현명한 약물치료의 방법
약물을 선택할 때는 약물의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복용 방법, 오남용 위험성을 고려하고 환자의 정서적 상태, 직업, 기존에 복용하는 약물 등 특성을 파악하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간과다졸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모다피닐, 아모다피닐, 피톨리산트 같은 각성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고 메틸페니데이트를 이차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탈력발작에 대해서는 항우울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모다피닐 200 mg 혹은 아모다피닐 150 mg을 아침 1회 복용하거나 모다피닐 100mg을 아침•점심 2회 복용해 보고 반응을 보면서 증량을 고려합니다. 모다피닐 혹은 아모다피닐의 효과가 부족하면 메틸페니데이트를 추가하고, 부작용으로 복용이 힘들 경우엔 대체해 볼 수 있습니다. 탈력발작 역시 현재로서는 항우울제밖에 처방할 수 없는데, 탈력발작에 가장 효과가 좋은 벤라팍신 서방정을 먼저 시도하고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플루옥세틴이나 클로미프라민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